조달청 ‘청렴 주간’ 운영…퀴즈·교육 넘어 실제 불공정 개선으로 이어질까
9월 7~11일 반부패·청렴 프로그램 운영
부패 취약분야 개선과제 이행상황 점검…이해충돌 자가진단도 실시
행사성 캠페인 넘어 조달 현장의 공정성 높이는지가 관건
조달청이 공공조달 과정의 부패와 불공정 요인을 줄이기 위해 9월 7일부터 11일까지 ‘청렴 주간’을 운영한다.
직원 대상 이해충돌방지 자가진단부터 부패 취약분야 개선과제 점검, 청렴교육, 대국민 퀴즈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다만 공공조달의 청렴성은 캠페인이나 교육 횟수보다 실제 계약과 입찰 과정에서 이해충돌과 특혜 등 불공정 가능성을 얼마나 차단하고, 발견된 취약점을 제도적으로 개선하느냐에 따라 평가될 수밖에 없다.
조달청은 이번 청렴 주간을 계기로 내부 반부패 대책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공공조달 시장에서 공정과 원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간부회의서 ‘부패 취약분야’ 개선상황부터 점검
청렴 주간 첫날인 7일에는 백승보 조달청장 주재로 간부 공무원이 참석하는 ‘반부패 추진기반 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서는 조달청이 추진하고 있는 부패 취약분야 개선과제와 종합청렴도 향상 대책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추가 개선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청렴 주간 프로그램 가운데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공공조달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 등을 민간기업으로부터 구매하는 과정인 만큼 계약 상대방 선정과 평가, 입찰·계약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조달행정에 대한 기업의 신뢰를 확보하려면 동일한 조건의 기업에는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고 특정 기업에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번 회의 역시 단순히 기존 대책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분야가 실제 부패 취약분야로 확인됐는지, 개선과제 시행 이후 문제가 얼마나 줄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해충돌방지법 ‘10가지 행위 기준’ 스스로 점검
직원들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점검하는 절차도 마련된다.
조달청은 9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제공하는 ‘이해충돌방지법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QR코드 형태로 내부 포털에 게시한다.
직원들이 이해충돌방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10가지 행위 기준의 적용 여부를 스스로 확인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공직자의 사적 이해관계가 직무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는 것은 조달행정에서도 중요한 문제다. 조달 업무는 기업의 입찰과 계약, 납품 등 경제적 이해관계와 직접 연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가진단을 통해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을 미리 확인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다만 자가진단은 말 그대로 공직자 스스로 위험요인을 확인하는 예방 수단이다. 실제 이해충돌 가능성이 발견됐을 때 신고와 회피·기피 등 후속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는지까지 함께 관리돼야 실질적인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법령 암기 대신 공연·스토리텔링 방식 교육
10일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 라이브 교육’을 진행한다.
기존 법령 중심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공연형 프로그램과 스토리텔링 방식의 청렴 특강을 결합한다.
직원들이 법령과 행동기준을 단순히 숙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실제 업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청렴 원칙을 적용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 밖에도 8일에는 내부 포털과 나라장터, 나라장터 쇼핑몰, 조달청 누리집 등에 조달청장의 청렴 서한문을 게시한다.
8일부터 11일까지 조달청 공식 SNS에서는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청렴 퀴즈 이벤트’도 진행하고 정답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음료 교환권을 제공한다.
조달청은 이러한 국민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공공조달 분야의 청렴 문화를 조직 외부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청렴 퀴즈’보다 중요한 것은 조달 현장의 변화
이번 청렴 주간에는 내부 대책 점검과 직원 교육뿐 아니라 서한문, 퀴즈 이벤트 등 캠페인 성격의 프로그램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이 같은 활동은 청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공공조달의 공정성이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청렴정책의 실효성은 행사 참여 인원이나 교육 이수율보다 실제 조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공정·부패 위험이 줄었는지를 통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조달청이 이번 청렴 주간에 ‘부패 취약분야 개선과제’를 점검하기로 한 만큼, 향후 어떤 취약분야가 확인됐고 이에 대해 어떤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는지가 중요하다.
이해충돌 자가진단 역시 직원들의 자발적인 점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위험요인이 발견됐을 때 직무 회피나 신고 등 후속 조치가 실제 작동하는지가 관건이다.
이번 자료에는 부패 취약분야 개선과제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기존 문제의 발생 규모, 개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성과지표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청렴 주간의 성과를 평가하려면 캠페인 종료 이후 실제 조달 과정에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진 사례와 부패 취약요인의 변화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이번 청렴 주간을 통해 청렴은 공공조달에 대한 국민과 조달기업의 신뢰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공정과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불공정과 부패 요인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신뢰받는 조달행정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결국 공공조달의 신뢰를 결정하는 것은 ‘청렴 주간’ 자체가 아니라 그 기간에 점검한 부패 취약요인이 실제 입찰·계약 과정의 제도 개선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